단 한 번의 삶 |김영하 |독서 후기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흔히들 하지만
사람은 평생 많이 변한다...
물론 변하지 않은 것들은 있었다.
그러나 변한 것에 비하면 변하지 않은 것은 아주 적었다.
-단 한 번의 삶 中
1. 사람은 안 변한다 ?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다." 라는 말은 30여년 넘게 믿고 지내왔다.
심리학에서는 사람을 이해하는 접근 베이스로 '과거의 상처'를 중시한다.
그래서 상담 시 과거 이야기부터 거슬러 올라가고 원가족이야기부터 파고든다.
과거의 상처와 트라우마는 현재까지 매우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고,
따라서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다.
그러한 교육때문인지, 나 또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주의였고
그래서인지 타인에 대한 기대감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나는 많이 변했다.
만약 길거리에서 10대때의 나를 마주친다면, 전혀 같은 인물이라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가까운 20대의 나를 만나도 못 알아보는 수준이다.
- 효율성을 따지던 사람에서 느림의 가치를 찾는 사람이 되었다.
- 편의성을 추구하던 사람이 정성을 들이기 시작했다.
- 외부에서 빅 이벤트를 갈구하던 사람이 소소한 일상을 즐기기 시작했다.
- 엄마의 삶, 주부의 삶을 불쌍하게 보던 시선이 180도 바뀌었다.
무엇이 나를 변하게 만들었을까?
보통 대단한 이벤트가 있어야만 사람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를 바꾼 건 책에서 작가가 표현했듯이 '도발적인 사건'들을 통해서다.
우연하게, 아주 일상적이고 때로는 작을 수 있는 사건들 말이다.
지나가는 상대방의 말 한 마디,
우연히 읽게 된 책에서,
친하지 않은 지인의 삶을 보며,
서서히
혹은 그 이유를 찾지 못 할수도, 찾지 않아도 될 수도 있다.
나도 변하고 있으니, 전보다는 타인에 대해 너그러워지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을 기다려 줄 힘도 조금 생긴 것 같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일기에는 '나'에 대한 말들로 가득했다.
내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일까를 알기 위해 애썼던 십대의 내가 거기 있다.
그러나 돌아보면, 나라는 존재가 저지른 일,
풍기는 냄새, 보이는 모습은 타인을 통해서만 비로소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나라고 하는 것은 수많은 타인의 마음에 비친 감각들의 총합이었고,
스스로에 대해 안다고 믿었던 많은 것들은 말 그대로
믿음에 불과했다.
2.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작가는 '나라고 하는 것은 수많은 타인의 마음에 비친 감각들의 총합'이라고 표현했다.
세상에는 나를 대신해서 나를 보아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을 내 판단에서 제외하고 살아오지 않았나...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어쩌면 그것은 말 그대로 믿음에 불과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라는 사람은 결국 타인을 통해 비로소 제대로 알 수 있다는 표현이
겸손하게 만들기도 하고, 감사하게 만들기도 한다.
잘난 줄 아는 사람에게는 때로는 잘난 체 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도 있고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제법 괜찮은 사람임을 알려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
3. 우리는 언젠가는 누군가를 실망시킨다.
모든 부모가 언젠가는 아이를 실망시키고, 그 실망은 도둑맞은 신발같은 사소한 사건 때문에도 비롯된다는 것, 그 누구도 그걸 피할 수 없고 나처럼 어떤 아이는 오랜 세월이 지나서도 그 사소한 에피소드를 기억하고, 기억하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이해하면서도 아쉬워한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무서워졌다.
나는 내 자식에게 어떻게 평가될까?
그동안 나에게 실망감을 준 사람들에 대해서만 생각했지,
나 때문에 실망을 하게 될 사람을 미처 생각지 못했다.
특히 우리 아들.
언젠가는 누군가를 실망시킨다는 것은 지구의 중력처럼 당연하다.
나도 언젠가는 아들을 실망시키는 순간이 오겠지.
내 아들도 잊지 못할 사소한 사건들이 생기겠지.
피할 수는 없다.
다만, 저자가 말했듯이 나이가 들어 좋은 점은 상대방이 나에게 해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분리해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 부모가 나에게 그랬듯이, 나도 피할 수 없다.
피하려고는 하지 말고 받아들이자.
다만, 아이에게 좋은 시간, 좋은 기억을 많이 심어주자.
우리 아이가 언젠가 커서 내 부모가 준 좋은 것과 나쁜 것들 분리해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 부모는 그래도 좋은 게 나쁜 걸 가릴 수 있다고,
고맙고 좋은 점이 훨씬 많다고 이야기 할 수 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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