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수 동화작가 특별 전시회 후기|작품 감상평
전이수 동화작가의 특별 전시회가 서울에서 열린다고 하여 다녀왔습니다.
한 번은 아이들을 데리고 그림을 감상하고 왔고,
두 번째는 전이수 작가의 어머니와의 티타임을 갖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먼저, 작품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처음 방문 때는 글과 그림이 주는 힘에 경탄하고 왔습니다.
한 청소년의 그림과 글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질 줄은 몰랐거든요.
제 마음 속에 깊은 울림이 있었던 그림 세 점을 소개합니다.
1. 엄마의 마음
앞으로 그 형아가 혼자 걸어가야 할 인생길이라 생각했을때
뒤에서 보내는 엄마의 마음에는 눈물이 날 것 같아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사랑의 눈물이에요."
장애 아이를 둔 한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깊은 사랑의 눈물을 볼 줄 아는 아이.
나는 엄마가 되고 나서 비로소 하나 둘 씩 보이는 것들이 이 아이는 어쩜 이리 어린 나이에 보일 수 있는 걸까.
모든 걸 지나고 경험해봐야 보이는 것들을 어떻게 미리 볼 수 있을까 궁금증을 자아냈다.
물론 아픈 동생을 돌보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간접 경험이 도움이 되었겠지만...
아마도, 다른 사람의 아픔, 고민 등을 지나치지 않고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싶은 것이 시작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깊이 들여다보고 사색하는 시간도 함께 였을 것 같다.
2. 두터운 가면을 쓰고
사람들은 서로 웃으면서 만나지만, 모두 내가 아닌 나의 가면으로 만나고 있다.
그렇기에 진짜 웃음을 지을 수 없다.
이 아이는 어떤 가면들을 마주했고, 그 속에 어떤 웃음을 만났던걸까.
아마도 아이가 봐도 정말로 행복해보이지 않은 모습은 드러나기 마련인가보다.
나도 어디선가는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것이 꼭 사회생활이 아니고 때로는 가족 앞일때도 있다.
예전에는 내 가면을 벗을 수 없게 만드는 상대방을 원망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나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가면을 쓸 지 벗을지는 나의 선택이다.
타인이 나를 정의하지 못하도록, 타인이 나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내가 받아들일지 말지 선택하는 것이다.
3. 발자취를 남기지 않는 물처럼
화려해보이거나 너무 예쁘지 않은 그럼 물과 같은 사람이 되어...
그리 화려하진 않기에 주목받지 않지만
절대 질리지 않고, 절대 싫어지지 않는 물처럼
그 어떤 강한 힘이 덮쳐도
오히려 감싸안는 물처럼
화려하길 원하고 주목받지 못하면 루저인 것처럼 여기는 세상속에서
물처럼 사라지고 싶다니...
모두 나를 드러내기 급급한 세상속에
사라지자고 외치는 소리는 강렬했다.
그리고 오히려 절대 질리지 않고, 강한 힘을 감싸안을 수 있는 게 진짜 라고 이야기 해줘서 위로가 되었다.
어느샌가 화려한 삶을 꿈꾸고 주목받기 위해 애쓰고 있던 내 자신에게
무엇을 진짜 원하는가 되돌아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런 소리들이 모여 사람을 바꾸고 세상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꿈도 꾸게 해주었다.
4. 전시회 전체 후기
'글로 남겨야 사라지지 않고 말할 수 있다.'
나의 전시회 감상평 한 줄이다.
어린 나이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놀라기도 했지만, 여기서 얻고 가는 것은 결국 '기록을 남겨야 한다.'였다.
작가가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멋진 시선으로 관찰했을지라도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날아간다.
전이수 작가는 멋진 시선을 가졌지만, 동시에 자기 것으로 표현하고 남기는 멋진 습관을 가진 것이다.
곧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좋은 아이디어 + 기록하고 표현하는 꾸준함 을 가져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에만 집중했었다면 이제 꾸준하게 표현하고 기록해보자.
이 작업들이 쌓이다보면 언젠가 멋진 스피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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