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아 - 나는 운이 좋았지 - 노래 속 심리분석- 슬픔을 받아들이는 단계
"나는 운이 좋았지
스친 인연 모두
내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줬으니
후회는 하지 않아
덕분에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었으니까
참 많이도 아팠지
혼자서 울음을 삼킨 날도 정말 많았지
이젠 웃어 보일게
긴 터널이 다 지나가고
단단한 마음을 갖게 됐으니"
처음엔 옛 연인을 그리며 쓰는 가사로만 들렸다.
얼마나 아픈 사랑을 했길래 운이 좋았다고 주문을 걸듯이 되뇔까.
그런데 계속 들을수록
가사를 곱씹을수록 사랑 이야기보다 인생 이야기로 들렸다.
특히 2절의 가사는
심리학적으로 엄청난 인사이트를 주었다.
인생에 다가온 시련에 대해
받아들이고 소화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1. 분노의 5단계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과 관련된 임종 연구를 하며
시련이 닥쳤을 때 분노의 5단계를 거치며 이를 받아들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나에게도 분노의 5단계를 처절히 경험했던 과거가 있다.
임신과 유산을 세 번을 반복하며 고통스러웠던 시기가 있었다.
1단계 :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한다.
'나는 유산된 게 아니야.'
'오진 일거야.' '하혈하고 있지만 잘못되지 않았어.'
2단계: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 분노한다.
'하나님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저런 사람도 애 낳고 잘사는데 나는 왜 안되는거야!'
3단계: 의료진이나 신 등 초월적 존재와 타협을 시도한다.
'열심히 살테니 제발 도와주세요.'
'아기가 생기면 ~~~ 할게요.'
4단계: 여러 노력과 타협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피하지 못한다는 걸 깨닫고 슬픔을 느낀다.
'결국엔 안되는구나.'
'나는 아이를 못 낳는구나.'
4단계에서는 충분히 슬픔과 우울을 경험하도록 시간이 주어져야 하고,
주변에서도 섵부룬 위로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5단계: 운명을 받아들이고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다.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기도 하고
불편감이 없어져 평화로운 상태가 된다.
'아이가 없어도 우리끼리 잘 살자.'
'하나님이 안 주시면 이유가 있을거야.'
나 또한 이 단계를 거치며 처절히 슬퍼했고 오랜 시간동안 4단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수용의 단계에 접어들며 놀랍도록 평화롭고 안정감을 찾았다.
또한 노래 가사처럼
"긴 터널이 다 지나가고 단단한 마음을 갖게 됐으니"
"그 많던 비바람과 다가올 눈보라도 이제는 봄바람이 됐으니"
단단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나는 현재 육아를 하며 확실히 느끼는 것은
남들과 '육아의 힘듦을 바라보는 태도'가 다르고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과거의 그 터널 덕분이다.
현재 1~4단계를 통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권진아의 노래처럼
이 터널이 다 지나가고 단단한 마음을 갖게 되어 웃어 보일 수 있기를 응원한다.
그리고 그 덕분에 다가올 눈보라도 봄바람으로 여기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2. 권진아 - 나는 운이 좋았지 노래 영상
https://youtu.be/BFYjjFkrTNQ?si=zqkzRS33UDosd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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