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도 높은 아이의 적응기 |홈스쿨링 모임
2024년 하반기부터 홈스쿨링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
유아부터 중등 청소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모여 어우러졌다.
아이들끼리 서로 챙겨주고 즐겁게 노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런데 만 2세, 4 세인 우리 아이들은 나에게만 붙어있는 껌딱지였다.
야외놀이터를 가도 가정집에 방문해도 항상 내가 따라다녀야 했고, 엄마들과의 깊은 대화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렇게 모임에 나간지 6개월째 되었을 무렵, 어떤 한 분께서 질문을 하셨다.
"00님은 이 모임에 나오셔도 아이들이 계속 붙어있어 힘드실텐데, 어떤 마음으로 모임에 나오시는 거에요?"
엄마들끼리 앉아서 대화하고 하고 상대적으로 쉴 수 (?) 있는데, 나는 그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1. 엄마를 위한 모임 VS 아이를 위한 모임
나는 이 모임에 아이들때매 나가지 않는다.
"나 좋자고 나간다."
다른 분들께는 전혀 미안해하실 필요 없다고 말씀드렸다. 나는 나 좋자고 모임에 나가는 것이니^^
꼭 같은 행위를 하고 있어야 동질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나는 애들과 놀이방 안에 갇혀(?) 있지만 ^^, 내가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저 밖에 나와 같이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이 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삶을 나눌 수 있는 선배들이 있다.
평소라면 나 혼자 애들을 데리고 나왔을 곳이지만, 오늘은 저 밖에 내 팀들이 함께 있다.
너무 든든하고 감사한 일이다.
2. 무리에 끼지 못하고 엄마만 찾는 아이
"아, 엄마도 어른들이랑 대화좀 하자."
"저리 가서 놀아."
예전에는 나도 앉아서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얘네는 왜 이렇게 나랑 안 떨어질까...
얘네는 뭐가 두렵다고 말 한마디 못 걸고 있을까... 답답하기도 했었다.
내가 뭘 잘못 키워 애들이 저런 걸까,
잘 놀고 있는 아이들과 엄마를 보면 부러운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둘 째는 기질 검사상, 위험 회피가 높고 사회적 민감성이 매우 높다.
아이가 36개월이 되자마자, TCI검사를 진행해보았다.
검사 결과를 보고 아이를 받아들였다.
놀이터에서 놀 때, 아이 모임에 갈 때 더 이상 "잘 적응하는 아이의 부모"가 되기를 포기했다.
나의 목표는 "이 시간 아이랑 시간을 제일 잘 보내는 엄마가 되기"이다.
어떤 선배 엄마의 지나가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의자에 앉아서 얘기나누는 엄마보다
밖에서 애들이랑 시간 보내는 엄마가 더 값진 시간을 보내는 거더라구요."
나는 그 말에 위로를 얻었다. 그리고 지금 누구보다 값진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놀이방에 갇혀(?) 있는 시간이 값지고 감사하다.
이런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
그리고 껌딱지 시간을 감사하게 보낼 수 있게 해준, 둘 째 아들의 기질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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