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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 |엄마만 양육하는 것이 아니다.

평안쌤 2025. 12. 16.

 

육아는 '오롯이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해왔다.

육아에 있어서 친정과 시댁 부모님께 아이를 맡긴 적도, 도움을 구한 적도 없었다.

'자기가 낳았으면, 자기가 알아서 해야지.'라는 생각도 있었고

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게 가족일지라도.

 

 

그런데 올 해 셋 째를 임신하며 그 신조(?)들이 깨지고 있다.

새로운 받아들임들이 시작됐다.

 

1. 엄마인 나도 하나님께 보살핌을 받고 있고 육아 당하고(?)있다.

 

그동안 '육아'라 하면 엄마인 내가 자녀를 위해 희생하고 가르치며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되돌아보니, 30대 후반의 엄마인 나도 하나님께 보살핌받고 키움을 당하고 있다.

남편을 통해서 키워지고 있고,

다른 돕는 손길들을 통해 케어를 받고 있었다.

심지어 6세, 4세 아들들을 통해 보살핌을 받고 있고

생각지도 못한 도움들과 기도들이 쌓여 나를 지지해주고 있었다.

 

 

오랜만에 목장모임에 나갔는데, 목원들의 이야기가 좀 충격적이었다.

 

"김유리 집사님은 얼굴이 피었고, 이선 집사님은 많이 야위셨네요.

그림 그린 사람은 티를 안 내지만, 작품에서 빛이 나는 것처럼요."

 

 

입덧하고 배아픈 사람은 나라고 생각했다.

아들 둘 데리고 있느라 고생한 사람은 나라고 생각했다.

일하랴, 집안일 하랴, 주말에 아이들 케어하랴 고생한 남편을 보지 못했다.

이상하게 3주째 앓아눕길래, 감기가 심하게 걸렸다보다 했다.

심지어 왜 이렇게 오래 아프지하며 이해를 못했다.

 

그런데 알게 모르게 남편도 에너지가 소진되고 있었나보다.

내 앞에서나 어디가서 힘들다, 고되다 소리를 안해서 몰랐다.

티 내지 않고 묵묵히 집안을 운영해주고 배려해준 덕분에

나는 살아났다....

 

진심으로 감사했고 이 남자가 멋지다고 생각했다.

셋째 임신한 엄마로서의 지금의 삶이 억울하지가 않고(?)^^

정말 감사하게 생각된다.

 

 

 

 

2. 인생에서 도움을 받는 시기가 있고, 그 시기를 감사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유리님, 살다보니 도움을 받는 시기가 있더라구요.

그런 시기에는 미안해하기보다 감사히 받다보면, 나중에 내가 언젠가 베푸는 자리에 있게 되기도 하더라구요.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하셔요."

 

참 감사한 홈스쿨러 선배가 해주신 말이다.

 

2025년 여러 홈스쿨러 선배들을 통해 보살핌과 위로를 받았다.

반찬을 만들어 가져다주시는 분,

멀리서 수와 던이를 놀아주기 위해 집으로 와주신 분,

수축 통증을 위해 함께 기도해주시는 분,

내 고민의 글에 댓글로, 카톡으로 위로해주시는 분,

아이들 내가 봐줄테니 걱정말고 입원하라고 말씀해주시는 분 등등

 

그 모든 손길들에 그저 감사하다.

이런 멋있는 사람들을 알고 교제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기쁘다.

나 혼자 먹고 살기에도 바쁜 이 각박한 세상속에 ㅋㅋ 온기를 느낀다.

 

 

3. 양육은 하나님이 하신다.

 

내가 배 통증으로 눕눕생활을 시작한 후로 아이들 스스로 해야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아이들끼리 놀이터에 나가 바깥놀이를 하고 들어온다.

돈을 주니, 먹고 싶은 것을 가서 사온다.

이수는 수건개기를 기가막히게 잘한다.

이수가 던이 샤워를 시켜준다.

 

특히 홈스쿨을 시작하며 내가 뭔가를 해줘야할 것 같았는데,

아이는 하나님이 기르신다.

'너는 힘 빼라 힘 빼라' 하시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힘을 빼니, 성령이 도우신다.

 

 

온 마을이 우리 가정을 보살펴주는 느낌이다.

아니 온 우주가 우리를 키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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