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연속에서 일주일 살기 |태안 시골살이

평안쌤 2025. 6. 19.

 

 

시골 농촌휴양마을에서 일주일 살기

 

 

우리 가족은 일주일간 시골에서 단순한 삶을 살아보기로 작정하고 떠났다.

보통은 리조트부터 먼저 알아봤을테지만, 남들이 하는대로 여행하고 싶지 않아졌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단조로움과 지루함을 즐기러 시골로 들어갔다.

 

실제로 가보니 첫 날엔 후회가 되었다.

가로등 불빛 하나 없는 길이 무서웠고 슈퍼하나 없는 곳의 삶이 걱정되었다.

벌레는 또 왜이리 많은지... 생전 보지도 못한 벌레들이 자꾸 방에서 발견되었........다.

 

'아이들 장난감이 하나도 없어서 어떡하지?'

'비오는 날이 많은데, 날씨가 안 좋으면 갯벌도 못가고 여기서 뭐하고 지내야할까?'

 

심심할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이튿날부터 나의 걱정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수는 장난감을 그리워하기는 커녕, 자연에서 상상놀이를 시작했다. 

던이와 함께 기다란 마른 낙엽을 가지고 낚시놀이를 신나게 했다.

 

"엄마, 저희 낚시 놀이해요. 저희 많이 잡았어요."

 

돌맹이도 잡고, 벌레도 잡고, 풀잎도 많이 잡았다.

 

그래. 나도 그랬었지.

어릴 때 할머니 집 앞 계곡에서 돌들을 가지고 마트놀이를 했었다.

동생과 신나게 돌을 팔며 놀았던 기억이 온 몸으로 기억했다.

뜨거웠던 햇살들, 흐르던 물소리들,

충분히 몰입하고 신나게 소리지르며 놀았던 시간들...

지금 이수와 던이도 저렇게 온 몸으로 기억될 것이다. 

 

 

 

어린 시절임에도 잘 되는 아이로 기르는 대신,
어린 시절 때문에 비범하게 되는 아이로 기르자.
- L.R노스트

 

 

특별한 삶은 풍성한 유년기의  '평범한 순간'에서 나온다. 

우리는 태안 시골에서 그 평범한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평범한 순간들을 다양하게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의 여행은 성공이다. 

 

 

 

 

 

 

 

우리는 아침 저녁으로 시골길을 산책했다.

만나는 사람이라고는 밭에서 일하는 농부밖에 없지만, 그들이 길러놓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후하게 작물들을 나눠주셨다.

약이 보약이 아니라, 음식이 보약이었다.

 

비가 많이 오면, 빗소리를 들으며 집에서 낮잠을 잤다. 

가로등 빛이 없어 캄캄하니 달빛을 의지하며 걸어보았다. 

앞이 안보이니 개구리소리도 귀뚜라미 소리도 더 잘들렸다.

우리만의 여행 방법을 찾아서 기뻤다.

 

 

 

 

 

 

 

날씨가 좋으면 갯벌에 나가서 생물을 잡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태안 갯벌을 그렸다. 

 

 

 

 

 

 

왼쪽 이수 작품이름 : 태안 갯벌에 사는 친구들 | 오른쪽 던이 작품 이름: 아름다운 태안 바다

 

 

아이들의 풍성한 유년기를 위해, 아이의 경이감을 되찾기 위해 자연속으로의 여행을 매년 떠나보려고 한다. 

우리의 첫 시골 여행지 태안 안녕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