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대물림/아이는 부모의 무의식을 먹고 자란다.
수년간 청소년들을 상담하며 느꼈던 점은
아이들 심리문제의 75%이상은 가족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부모가 바뀌면 상담을 더 이상 진행 할 필요성이 없게 되기도 하고
반면에 아무리 상담을 해도 아이가 바뀔 수 있는 한계가 보이기도 했다.
1. 학생 사례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둘 있다.
A학생은 성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힘들어했다.
B학생은 부모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는 성적으로 인해 힘들어했다.
두 학생의 공통점이 있다.
- 자기 객관화와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통찰'능력이 어느정도 있었다.
- 단기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그러나 상담을 하며 느낀 차이점은 분명했다.
- 부모가 아이의 문제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의 차이다.
A학생은 성 소수자의 삶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받아들이고 있었고
부모와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정서적 지지 뿐만 아니라 성 소수자로서의 삶을 살기 위한 현실적인 준비 (병원 진료비, 호르몬주사, 취업준비 등)
를 함께 하고 있었다.
A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힘들어하고 있었지만 그로 인해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근원이 흔들리지는 않았다.
우울과 불안은 있었지만, 극한으로 상황을 몰고가지 않고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었다.
B학생은 반에서 1,2등인 모범생이었다.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선생님께 칭찬받는 아이였다.
그러나 아이는 자신감이 없고 패배감에 절어있었다.
시험을 앞두면 불안함에 손을 떨고 잠을 못잤다.
아버지는 '너희 학교에서 1등해봐야 전국에서 000등도 안된다.'
'너는 머리가 나빠서 안된다.' 등의 말로 부정적 자아상을 심어줬다.
B학생은 실제로 시험을 잘 봤을때도 기뻐하지 않고 불안해했다.
'여기서 잘해도 전국에서는 못한다'는 생각에 항상 쫓겼고
다음 시험을 미리 걱정하고 있었다.
A학생의 부모는 문제 = 아이로 보지 않았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가졌을 뿐, 우리 아이 자체가 문제는 아니야'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내가 부모로서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의 자세로 다가갔다.
2. 육아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학부모가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 정서적 안정감 등에 따라 아이의 상담예후가 너무나 달랐다.
부모교육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우리는 자동차 운전을 하기 위해 면허에 관련된 필기, 실기 연습을 한다.
쿠키를 굽기 위해 제과방법을 공부하고 연습한다.
그런데 부모가 되는데는 아무런 공부나 준비없이 된다.
사람 하나를 키워내는 데에 대한 공부가 없다.
결국, 자신이 보고 듣고 받았던 경험을 토대로 행동하게 된다.
우리는 듣지 못했던 것을 말하기 힘들고
받지 못했던 경험들을 해내기 쉽지 않다.
이것이 정서적 대물림이다.
부모가 해왔던 방식대로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받았고
그 또한 자녀에게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좋은 것이라면 좋겠지만, 부정적일 경우 나에서 끊어내지 않으면
대대로 물려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부모도 마음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들을 돕고 싶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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